아인슈타인이 한창 자신의 업적을 인정받으며 막 유명인사가 됐을 무렵, 한 지방 단체의 점심회식에 초대 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단체 사람들과 식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모임의 대표의 정중한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요즘 진행되고 있는 연구에 대한 발표를 부탁하는 요청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임의 사람들은 주로 40~50대의 여성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대부분이 과학에 관심이 없는 분들이었죠. 그 분들은 아인슈타인이라는 당대의 유명인사를 만나는 것과 그 사람의 시대적 연구에 대해 들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쁨이었고 기대하는 바였지, 진짜로 어렵고 복잡한 연구중인 이론이 듣고 싶은 사람들은 아니었죠. 아인슈타인은 그들의 입장에서 깊게 생각한 후 이렇게 답했습니다. “제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건 어떨까요?”

   대화 끝에 모임의 대표도 연구 발표보다는 바이올린 연주가 더 나을 것 같다고 판단하였고,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가장 잘 치는 바이올린 곡중 하나의 곡을 그들 앞에서 연주하기로 합니다. 아인슈타인은 청중이 기다리는 무대에 올라섰고, 연주곡을 진중히 연주하기 시작합니다. 아인슈타인의 딱딱한 강의를 예상했던 여인들은 쥐죽은 듯이 잔잔한 그의 연주에 귀를 기울입니다. 어느덧 연주는 끝이 났고, 우래와 같은 박수소리가 쏟아집니다. 아인슈타인은 가볍지만 젠틀하게 감사를 표하고 무대에서 내려옵니다.

   어째서 아인슈타인은 바이올린을 연주했을까요? 그가 아무리 바이올린 연주를 잘했다고 해도 바이올린 연주자보다 잘했을까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의 연주가 그의 발표보다 청중들에게 더 큰 감동과 위로가 되었을 것이라는 겁니다. 아인슈타인은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간파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그의 연구가 얼마나 어렵고 복잡하고 신기한 것인지를 듣고 싶었던게 아닙니다. 그들은 그저 아인슈타인을 보고 싶었고 그와 있었다는 기억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아인슈타인은 그것을 간파하고 그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들려준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이 들려준 바이올린 연주는 아주 오랫동안 여인들의 마음에 머물 수 있었습니다. 그가 연구에 대해서 구구 절절 발표했다면 여인들은 그날 밤 들은 것을 모두 잊어먹었을 테지만요.